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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학 안 가는 청년 해외여행비 지원 고민할 필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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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5-0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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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또 하나의 화두를 던졌다. "대학을 안 가는 청년에게 세계여행비 1000만 원을 지원하면 어떨까요?"라는 발언이다. 이 지사의 발언에 정치권은 술렁거리고 있지만 그의 돌발 발언이 어떤 의도를 담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4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고졸 취업지원 업무협약'에서 청년들에게 진로 탐색 기회를 늘려주는 취지로 '대학 미진학자에 세계여행비 지원'이란 발언을 한 것이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된 공약을 꺼냈다는 분석도 있지만 이 지사 특유의 '발상의 전환'이라고 보는 것이 현명하다.
   이 지사의 구상을 좀 더 자세히 들어보면 왜 '대학 다닌 4년'과 '대학을 다니지 않고 일한 4년'이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이 고민은 비롯된다. 그는 "왜 실력에 따라 평가받지 않고 형식적인 학력 등을 가지고 차별하느냐. 4년 동안 기술을 쌓고 노력한 결과가 4년 동안 대학 다닌 사람의 보상과 별반 다를 거 없거나 나을 수 있다는 믿음만 있다면 우회로(대학 진학)를 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4년간 대학을 다닌 것하고 4년간 세계일주를 다닌 것하고, 어떤 게 더 인생과 역량개발에 도움이 될까, 각자 원하는 바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정치권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하고 나섰다. 그리고 이 지사의 공약이 이제는 허경영의 비현실적인 공약을 넘어서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이번 발언은 이 지사가 그동안 강조해 온 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대출 등과 맞닿아 있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청년들이 막연하게 자신의 진로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 부딪히면서 진로를 모색하는 기회를 주자는 발상이다.
   물론 이 지사의 구상에는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고 국민적 합의도 어느 정도 도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학력차별에 대한 오래된 인습을 우리 사회에서 몰아내고 대학졸업자와 대학에 가지 못한 청년들의 차별대우를 없애려는 시도로 해석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청년 시기에 우리나라에 갇혀 있는 시각을 털어내고 선진국이나 발전 가능성이 있는 해외에 나아가 직접 몸으로 경험하면서 자신의 꿈을 펼칠 기회를 찾아내는 것은 충분히 긍정적이다.
   청년 시절 막혀 있는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 이 아까운 시간을 정부가 지원해주는 경비로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 꿈과 이상을 키우는 것은 적극적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정부가 이 경비를 모두 부담할 것이 아니라 사회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방법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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